전체 글 (2437)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2.7.7 목 녀석과 거실 창문으로 드는 한줄기 바람에 의지하며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아침 밥상을 차릴 때,그간 '냉담하던 녀석이 어쩐 일로 밥상 주위로 달려 들었다. 아내가 이때다 싶어 소고기를 구어 잘게 썬 다음 접시에 담아 내밀었더니 녀석이 먹었다.적은 양이었지만 일단 곡기를 면했으니 오늘내일 죽지는 않겠다며 아내가 농담을 했다. 오늘 털도 깎아야 하니 녀석에게도 버틸 힘이 생겨 천만 다행이었다. 아내가 목요예배에 다녀오면서 햄버거를 사 왔다.이번에도 녀석은 밥상 주위를 맴돌며 고기 몇 점을 얻어 먹었다.어쨌든 식욕이 당기는 녀석을 보니 기분이 좋다. 오후 1시경 잠깐 소나기가 내렸다.식탁을 거실 창가로 끌어 녀석을 올리고 털을 깎기 시작했다.잔등은 쉽게 깎았지만 얼굴과 턱 밑을 깎을 때는 녀석의 심한 저.. 2022.7.6 수요일 그간 밀린 잠과 피곤함으로 거실 창가에서 녀석과 함께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눈을 뜨니 이른 아침 햇살이 우리들을 비추고 있었다. 개운했다.아마도 어젯밤 두 시간 가량 마실을 돈 이유가 많이 작용했으리라. 오전에 아내는 치과에 나가 세 달 전 심은 임플란트를 점검 받고 돌아왔다. 와서는 더워 죽는다며 에어컨부터 틀라고 성화를 부렸다. 오늘 날씨는 한 때 살짝 흐리고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는데,그런 날씨를 기대한 때문인지 예상이 빗나가자 더욱 덥게 생각되는 모양이었다. 오늘도 녀석은 잠깐 한 차례 입술만 대고는 음식 앞에서 고개를 틀어버렸다.그러고도 버티는 걸 보면 하여간 별종이기는 하다.내일은 대체로 날이 흐린다고 했으니 이발부터 해 주자고 아내와 약속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일단 밖으로 나왔다.거리는 .. 2022.7.5 화 새벽까지 열대야로 고생을 했다.땀샘이 없는 녀석은 나보다 훨씬 괴로웠으리라.내가 움직이는 대로 졸졸 따르며 함께 밤을 새워버린 녀석? 오전부터 실내는 31도를 찍었다.늦은 아점을 먹으며 벽걸이 에어컨을 틀었다.아내는 죽으면 말심 잡고 시원하게 먹자며 엄살을 했으나 사실 그건 좀 오버한 말씀이고 전기료는 많아야 한 2십만 원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정오경 인근을 한바퀴 걸었다. 너무 더워 전철을 타고 어디로 간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그늘지고 바람이 드는 곳에 앉았다가 오후 3시쯤 아이스 바 20여 개와 녀석에게 줄 물렁한 스넥을 사서 귀가했다. 혹시나 하고 스넥을 권했지만 녀석은 역시나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에고,답답한 일이다. 무더운 실내 열기 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저녁을 .. 2022.7.4 월 아침부터 더웠다. 새벽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니 잠든 녀석의 몸 위로 가는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거실 창의 브라인더를 내리고 녀석을 그늘진 곳으로 옮긴 후 들어와 다시 누웠다. 요즘 먹지도 않고 비실비실거리는 녀석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아점을 먹고 밖으로 나와 정오경 전철역 입구에서 망설였다.어디로 갈 것인가? 땡볕 아래 마땅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방향을 잡지 못하고 나무그늘에 앉아 쉬다가 도원동 큰누님네를 떠올렸다. 1시간 정도 거리이니 적당한 걷기도 되리라. 10분 정도 걸어 용현고개 입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녀석이 생각난다. ㆍ초라한 몰골의 델리ㆍ질긴 인연.지금 녀석은 말은 못 하지만 얼마나 괴로울까. 주머니를 확인하니 카드가 손에 잡혔다. 발길을 돌려 옛날 녀석의 .. 2022.7.1 금 일주일째 흐렸던 날이 개고 모처럼 밝은 해가 떠올랐다. 아내는 열시가 가깝도록 일어나지 않는다.어제 6월 말로 영섭네 일을 마무리 지은 탓으로 긴장이 풀려 심신이 늘어진 때문이리라. 큰누님께 전화를 걸어 연화의 수술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혹시나 불안한 소식을 미리 자청해서 들을까봐,그냥 전화를 기다리기로 했다. 아내는 늦게 일어나 온몸이 쑤시고 저린다고 했다.아점을 먹고 나니 실내가 더웠고 공기도 끈적했다. 오후 2시경.선풍기를 틀고 소파에 길게 누운 아내를 보며 밖으로 조용히 나왔다.열흘만의 외출이다.눈이 부셨고 걸음도 서툴게 느껴졌다.? 어디 가기도 늦은 시간,시내를 한바퀴 돌자고 무작정 걷기로 했다.학익동을 지날 때 교회 앞에 걸린 문구를 보았다.☘상처는 별이 됩니다☘참 신선하게 다.. 2022.6.29 수요일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도 간헐적으로 소나기가 여러 번 내리다가 그쳤다. 날씨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릎 관절도 식힐 겸 일주일째 산책을 멈추고 집에서 쉬었다. 녀석 가엾은 녀석은 벌써 사흘간을 먹지 못하고 있다.몇 개 남은 이빨이 제멋대로 흔들거려 녀석을 괴롭히고 있는데 음식에 입을 댔다가도 통증에 깜짝 놀라며 돌아서곤 하는 것이다. 다행히 오늘부터는 밥에 흥건히 물을 적셨더니 몇 숟갈 뜨기는 했다. 낮에 큰누님과 연화에 관하여 길게 통화했다.큰누님은 이틀 전에 연화 소영이와 셋이서 영화도 보고 횟집에서 식사도 했다고 했다.그러면서 이달 말경 위암 수술을 받는 당사자인 연화가 도무지 근심 걱정을 하지 않는 게,오히려 더 걱정이라고 했다. ?신앙이 튼실해서 좋기는 하지만? 누님에게 누가 옆에서 보조를 하.. 2022.6.20 월요일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이다. 첫날부터 늘어지면 이번 주의 생활리듬도 깨질 것이다. 점심을 마치고 오후 1시경 문학산으로 걸었다. 날은 후덥하여 불쾌지수는 높으나 비가 내릴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월요일은 괜히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작은 오르막도 힘들고 땀이 난다. 정상이라고 해봐야 2백 고지.눈이 쓰라릴 정도로 땀이 계속 흘렀다.기온은 아직 30도에 미치지 않았는데 요상하게도 땀이 흐르는 날씨였다. 결국 왕복 산행을 접고 버스로 귀가하고 말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날이었다. 저녁에 영섭네서 귀가한 아내에게 날씨 때문에 눈이 쓰라릴 정도로 고생했다고 하니,아내도오늘 장보러 나와서 영섭과도 땀이 왜 이리 나느냐며 요상한 날씨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행복 조건이 걸린 행복은 진.. 2022.6.17 금 오후 1시 50분에 집을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소래역까지 걸었다.처음에는 동네 인근이나 한바퀴 걷자고 했는데 날도 흐린데다 적당한 바람까지 불어 방향을 바꾼 것이다. ㅡ뭐,한번 걸어보는 거지 ㅡ 하는 마음으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올라오고 걷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자전거만 지나고 있다. 해가 쨍쨍하다면 엄두도 내지 않았을 걸음.1시간 30분 정도를 걸은 후,간식을 먹으며 무거운 다리를 식혔다. 공항으로 뻗은 대교.대교를 보면 10여 년 전.일본으로 가는 소라를 배웅하는 장면이 떠오른다.과연 일본행은 녀석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다시 일어나 걷는다.거리 옆으로 핀 들국화가 이쁘다.갯골가 노천 골프장은 노년들의 천국이다.비싼 필드는 나가지 못하더라도 하루 2만 원이면 맘껏 즐.. 이전 1 2 3 4 5 6 ··· 305 다음